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돌로레스는 고개를 들었다. 한낮의 도로변 한 모퉁이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교통사고인가? 그렇게 생각하니 다가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어렸을 때 마차 밑에 깔려서 말발굽에 짓이겨진 심부름꾼 소년의 시체를 본 적이 있었는데, 심각한 충격을 받아 한동안 앓아누운 적이 있었다. 50세가 넘어 사교계의 여제와도 같은 취급을 받고 있는 지금도 그녀는, 표정이나 태도에는 결코 내지 않아도 말들에 대한 두려움을 아직 조금은 간직하고 있었다.
철로 만들어진 마차, <자동차>가 거리를 달리기 시작했을 때, 돌로레스가 매우 빠르게 흥미를 보여서 이용하기 시작한 것도 아마 그 두려움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실상을 모르는 사교계는 신문물을 선뜻 수용한 그녀를 용기 있는 부인이라고 칭송하였지만 말이다.
몰려있는 사람들 쪽을 조금 더 잘 보니, 아마도 사고가 난 것은 마차는 아닌 모양이었다. 마차였다면 말의 울음소리가 들리거나, 사람들의 어깨너머로 지붕이나 차량의 몸통 부분이 보일 것이다. 그러면 혹시 자동차일까?
돌로레스가 가까이 다가가보니, 예상대로 자동차 사고였지만, 그녀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태였다. 자동차는 완전히 전복되어서 회색 바닥면을 보이고 있었다. 구경꾼들 중 건장한 남자 3명 정도가 뒷죄석 창문에서 그녀와 비슷한 나잇대의 찰 차려입은 부인의 피투성이가 된 몸을 깨진 유리 사이로 빼내고 있는 중이었다. 의사를 불러오라고 외치는 사람도 있었고, 운전석을 살펴보는 사람도 있었다.
이제 세상물정 모르는 소녀도 아닌 돌로레스는 예전처럼 충격을 받지는 않고 부상당한 부인을 그저 안쓰럽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러다 그 부인의 목걸이가 눈에 띄었다.
(내 목걸이와 닮았구나...)
아니, 닮은 게 아니었다. 커다란 사파이어를 중심으로 작은 진주를 둘러싼 그 목걸이는, 바로 사교 파티를 위해 그녀가 오늘 하고 나온 목걸이였다.
목걸이만이 아니었다. 드레스, 장갑, 모자... 모두 그녀의 것이었다. 피투성이로 길바닥에 누워있는 부인은, 바로 그녀, 돌로레스 스펙터였다!
"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저기..."
돌로레스는 주변 사람의 어깨를 잡고 물어보려고 했지만, 그녀의 손은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
이제는 악랄한 3류 신문사 기자들이 도착하였는지, 땅에 누워있는 그녀와 이 사건 참상에 대해 카메라를 들이대는 인간도 있었다. 돌로레스가 무례하다고 날카롭게 외치면서 렌즈 앞에서 팔을 흔들어도, 그들에게는 아무런 방해가 되지 못했다.
그 자리에 있는 아무도 그녀, 지금 아픈 곳도 없이 땅에 꼿꼿하게 서 있는 쪽의 들로레스는 보지도 만지지도 듣지도 못하는 모양이었다. 돌로레스는 눈앞의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다.
"부인님."
그래서 누군가가 다정한 목소리로 등 뒤에서 말을 걸자, 돌로레스는 짧게 비명을 지를 정도로 놀랐다. 그녀가 서둘러 돌아서보니, 목소리는 중장년 남성의 점잖은 목소리였지만, 거기에 서 있던 사람은 의외로 작은 소년이었다. 허름한 차림의 평범한 시골마을 소년이다.
"제가 기억이 나시나요?"
다음 순간, 돌로레스는 그 아이가 바로 과거 마차에 깔린 그 소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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