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니 · 호이4화 — 돌아온 고라니

CHAPTER 4

돌아온 고라니

고라니 · 약 1분 분량 · 2026.09.30


그로부터 이틀이 지났다. 산속의 그 기괴한 밤은 마치 썩은 물처럼 내 기억 구석으로 가라앉아 가고 있었다. 아버지는 그날 이후 여전히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지만, 내 안위가 먼저였기에 애써 외면하는 중이었다.

오후 4시, 겨울의 낮과 밤이 교차하는 서늘한 시간.

똑, 똑, 똑.

현관문을 두드리는 나직하고 일정한 노크 소리가 정적을 깨부셌다. 인터폰 화면을 켠 순간, 내 온몸의 피가 그대로 얼어붙었다.

파란색 경찰 패딩을 입은 형사 두 명. 그리고 그들의 뒤에, 휠체어를 탄 채 병원 환자복을 입고 서 있는 한 남자.

이틀 전 내가 야산에서 쏘아 맞추고, 들처매고 도망쳤던 바로 그 ‘고라니’였다. 허벅지에 하얀 붕대를 칭칭 감은 남자는 창백하지만 수려한 얼굴로 카메라 렌즈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비틀린 공포와 정적을 깨고 현관문 너머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반말은 없었다. 하지만 이틀 전보다 훨씬 낮고, 무서우리만치 선명한 어조였다.

"계십니까. 절 구해주신 분을 꼭 찾아서 인사드리고 싶어 경찰분들과 함께 왔습니다. 문 좀 열어주시겠어요?"

남자의 입꼬리가 인터폰 화면 위로 기괴하게 호선을 그렸다. 놈은 정말 나를 ‘생명의 은인’으로 믿고 찾아온 걸까, 아니면 다 알고 나를 말려 죽이러 온 걸까. 가해자는 나이지만 뒤바뀐 것만 같은 이스릴러의 서막이, 우리 집 현관문 앞에서 열리고 있었다.

4화를 다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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