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식탁 · 초이2화 — 백커피와 백백목 케이크

CHAPTER 2

백커피와 백백목 케이크

기묘한 식탁 · 약 13분 분량 · 2026.06.18

그곳은, 매우 소란스러운 장소였습니다.

저는 틈이 많은 철교에 깔린 한 선로에 서 있었고, 그로부터, 눈앞에 있는 바다와 공장지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주변 일대에 퍼진, 시대에 남겨진 듯한 공장군은, 마치 드러난 거인의 내장처럼 거침을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끊임없이, 구웅, 구웅하고 기계적이고 규칙적인 소리를 내며 연기를 내뱉고, 때때로, 슬픈건지 원통한건지모르는 듯이 우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한동안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점점 풍경에 녹아들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서둘러 고개를 젓고, 다시 원래 있던 선로를 걸어갔습니다.

외길의 끝에는 버려진 낡은 터널이 있고, 텅하니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이 먹잇감을 기다리고 있는 듯이 커다란 입을 벌리고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나 걸었을까.

터널을 빠져나오자, 전체에 페인트를 칠한 듯한 하얀 세계가 시야에 뛰어들어왔습니다.

백아의 세계에는 끝이 보이지 않고, 그저 하양과 하양이 계속되어 있으며, 저는 점점 자신이 지금 어디에 서있는지 알 수 없게 되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주변을 걸어보자 발소리가 크게 울려, 몇 번인가 잔향을 반복한 후, 다시 원래의 조용함으로 채워졌습니다.

그저 정적만이 사신처럼 모든 생명의 기척을 빨아들여갔습니다.

한동안 걸으며 먼 곳을 바라보고 있자, 문득, 그 앞에 미세한 점과 같은 구조물이 세워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보자 그것은 의외로 큰, 녹슨 하얀 주유소 같았습니다.

그저 그것이 심하게 낡은 모습을 보건대, 원래의 기능을 이미 잃어버렸다는 건 확실했습니다.

폐허의 지면으로부터는 키가 큰 식물들이 종횡무진으로 뻗어나가 있으며, 건물 전체를 감싸 감추는 듯이 무성하게 자라있었습니다.

⌈식물원⌋이라고 하는 편이 적당하다, 그런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빙글거리며 주위를 돌며 건물을 관찰하고 있자 문득, 한 곳만 텅 열린 장소가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곳만 식물이 뜨개질하듯이 안쪽으로 펼쳐져 있어,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안쪽은 어두워져 있어, 여기서부터 안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에, 저는 일단 발을 들여보기로 했습니다.

열린 푸른 나무의 아치를 빠져나오자, 중앙은 상상했던 것보다 세로로 넓고, 텅하니 열린 돔 형태의 공간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벽쪽의 복잡한 나뭇가지 사이에서는, 밖의 백광이 곳곳에 스테인드 글라스처럼 내려쬐어, 마치 천연 대성당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장엄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간의 중심에는, 한 그루의 하얀 거목이 백광을 받으며 하늘을 뚫을 듯이 뻗어 있었습니다.

나무의 뿌리 부분에는, 그것을 감싸듯이 하얗고 큰 원형 테이블이 놓여져 있고, 그 짝이 되듯 유선형의 의자가 3개 놓여져 있었습니다.

2화를 다 읽었어요.

이전 화
0%다음 화
2/4

달리 눈에 들어오는 것은 벽쪽에 있는, 오래된 목제 주크박스, 그리고, 천장에 몇 개인가 달려 있는 삼각형 철창의 형태를 한 간접조명 정도였습니다.

안쪽에는 가게의 카운터 같은 설비도 있어, 어딘가 생활의 냄새가 느껴졌지만, 사람의 기척은 없었습니다.

저는 앉은 느낌이 좋은 의자에 앉아, 천장을 바라봤습니다.

간접조명은 등불같은 따뜻한 빛을 주며, 바람도 없는데 사라락 하고 나무들이 상냥하게 흔들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정신을 차리자, 모르는 새에 저는 눈을 감고, 잠에 든 것 같았습니다.

"―――저기"

속삭이는 듯한, 얇은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온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기, 혹시 손님이신가요?"

이번엔 확실히 목소리가 들려와, 몽롱한 의식이 돌아왔습니다.

제가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자, 바로 옆에 하얗고 가늘고 긴 생물이 서 있었습니다.

그 생물은 예를 들자면, 하얗고 울퉁불퉁하지 않은 장어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고, 전체적으로 매끄러웠습니다.

눈은 심해어처럼 하얗고, 기능하고 있는지는 정확하지 않았습니다.

꾸물거리는 몸에 다리는 없고, 마치 땅에 나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직 머리는 멍했지만, 저는 일단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잠깐 잠에 든 것 같아요 혹시, 당신이 사는 곳이었나요?"

"아, 아니요."

제 말을 하얀 생물이 당황하며 막았습니다.

아무래도 목소리나 말투로 보건대 여성 같았습니다.

"으음…… 아니라는 건, 반은 맞지만 반은 아니라는 의미로, 그"

아무래도, 하고 싶은 말을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어도 잘 단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듯했습니다.

"그러니까, 무슨 말인가요?"

"죄송합니다, 말을 하는 건 오랜만이라."

멍한 표정을 짓는 제게, 그녀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 이렇게 말을 이었습니다.

"질문에 대답할게요. 이곳은 찻집이고 제가 점주예요. 그러니까 당신은, 이 가게의 '손님'이 되는 거예요."

약간 어두운 점내에는, 클래식 밀을 돌리는 소리, 그곳에서 퍼져나오는 방순한 커피의 향기,

그리고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재즈 음악이 조심스럽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기계가 오래된 건지, 음색은 약간 먹먹하고 거칠었지만, 이상하게 그것이 기분좋게 느껴졌습니다.

그녀는 한 방울째의 물을 드리퍼에 기술 좋게 떨어뜨렸습니다.

커피콩은 천천히 부풀어오르며 호흡을 시작했습니다.

입이 좁은 주전자가 증기기관차같은 소리를 내며 물을 끓였습니다.

막 끓기 시작한 물을 컵에 따르고, 잠시 물을 식히고는,

백자의 생물은 마치 지휘자가 지휘봉을 휘두르듯이, 즐겁게 커피를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천천히 호를 그리며 주전자를 돌리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향기가 주위를 감쌌습니다.

따듯한 정적이, 이 공간에 머물고 있는 듯했습니다.

―――그로부터 그녀는, 낡은 메뉴 북같은 것을 가져와 주었습니다.

만, 여하튼 엄청난 세월이 지났기 때문인지 어디든 낡아있어,

솔직히, 저는 그 문자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일단 저는,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적혀 있던 것을 가리켜 주문하기로 했습니다.

"―――그건 무슨?"

저는, 눈 앞의 광경에 당황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방금 막 내린 커피를, 무엇인가 벌레잡이통풀같은 식물에 따르려고 하는 것입니다.

제가 묻자, 그녀는 커다란 눈을 깜빡였습니다.

"에? 아아, 이건, 유화식물이에요.

……손님, 보신 적 없으신가요?"

"처음 봐요."

라고 말하자, 그녀는 놀란 듯이 이상한 듯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러신가요…… 이것에 음료나 음식을 넣으면 맛을 조화시켜 주거든요."

이 주변의, 독특한 식문화인 것일까요.

루왁커피같은 것과는 또 다른 듯, 왠지 흥미가 생겼습니다.

곧, 그녀는 커피를 다 따르자, 케이크 나이프와 커다란 그릇을 들고 제 옆으로 걸어왔습니다.

"지금부터 나무를 자를게요."

그렇게 말하자마자, 나이프를 눈 앞의 하얀 거목에 대고,

슥 하고 찔러넣었다고 생각하자, 점주는, 마치 우무라도 자르는 듯이 나무를 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손놀림은 익숙해져 있어, 눈깜짝할 새에,

깔끔한 하얀색 케이크가 그릇 위에 놓였습니다.

그로부터 조금 지나, 제게 우유를 넣은 듯한 커피와,

작게 장식된 하얀 양과자가 옮겨져 왔습니다.

"많이 기다리셨습니다, 백커피와 백백목 과자입니다."

'백백목 과자'

눈 앞의 하얀 거목에서 잘려 나온 케이크.

그 이름 대로 새하얀 색이 아름답다.

아래에는 아까, 삽으로 판 흙―――이라기보단 비스켓 같다―――이 뿌려져 있다.

산딸기 소스 장식도 눈으로 보기에 즐거워, 섬세한 마음씨가 느껴진다.

'백커피'

막 내린 것을 유화식물에 넣어, 맛을 조화시킨 커피.

백커피라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우유를 넣었을 때같은 색을 하고 있다.

약간 달콤한 향기.

"잘먹겠습니다."

우선 백백목 과자부터.

포크를 넣자, 우선 상상과는 다른 감촉에 놀랐습니다.

나무를 자른 것, 인데 마치 머랭을 뜨는 것 같은 감촉이었던 것입니다.

한 입 먹어보자.

뭐라고, 정말로 뭐라고 표현하기 힘든 이상한 맛이.

메론 같은 깊이가 있는 단 맛과, 약간의 신 맛.

그것들이, 한 번 찾아왔다고 생각하자, 혀 위에서 눈송이처럼 풀어져 사라져 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와산본 같은, 우아하게 뒷맛이 좋은 단 맛이 혀에 여운을 남기고 갔습니다.

저도 모르게 놀란 맛이었습니다.

다음으로 백커피에 입을 댔습니다.

(이건…… 블랙?)

'백커피'라고 하니,

카페오레같은 것이겠지, 하고 안이한 상상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의외로 백커피는, '블랙커피'였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그 맛과 향기였습니다.

대체 어떤 고급 콩을 쓰면,

이런 부드러움이 나오는 걸까, 할 정도의 중후하며 섬세한 목넘김과 과일향.

그리고 숙성시킨 오래된 와인 같은 농후한 향기.

그, 벌레잡이통풀 같은 식물에 커피를 따른 게 맛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요.

(마치, 왕이 마시는 커피다.)

'기호품'이란 이런 것을 말하는 걸까, 하고 저는 백커피를 마시면서 생각했습니다.

제가 조용히 먹고 있자, 점주는 카운터 너머로, 약간 불안한 듯이 이쪽을 바라봤습니다.

"입에는 맞으시나요?"

"네, 무척."

제가 그렇게 말하자, 다행이다, 하고 그녀의 눈이 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손님이 드시고 계신 백백목은, 사실 원래 하얗지 않았어요."

"헤에, 그런가요."

그녀가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게 말하기에, 저는 놀라는 것도 잊어버렸습니다.

"원래는, 평범한 나무예요. 나이가 백년을 넘을 쯤부터 점점 백화하고, 맛도 섬세해져 가거든요."

"그럼 이 나무는, 천년 정도 산 걸까요."

라고 제가 농담처럼 중얼거리자,

"어라? 잘 아셨네요."

라고 그녀가 진지한 표정을 지었기에, 엣, 하고 저도 모르게, 점주와 눈 앞의 거목을 번갈아 봤습니다.

"괜찮아요. 가끔은, 잘라내주지 않으면 반대로 말라가거든요."

라고 말하고 웃는 그녀의 눈동자는, 3월 봄의 기척을 맞이한 눈 녹은 물처럼 깨끗해,

저는 왠지, 이 이상 말을 잇는 게 바보같아 졌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가게에 손님이 온 건 당신이 처음이에요."

식기를 씻으며 아무렇지 않게 그녀가 그렇게 말하기에, 저는 또 놀라, 피우고 있던 담배의 재를 떨어트릴 뻔 했습니다.

"점주님 같은 사람도 농담을 하는군요."

"……들켰나요. 네, 농담이에요."

카운터에 있는 그녀의 표정은, 럭키 스트라이크의 연기 너머로는 희미하게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뭐, 어쨌든 이런 조용한 곳에서 찻집을 하는 게 꿈이었거든요."

"너무 조용한 느낌도 들지만요."

"씨끄러운 것보다는 낫죠."

그렇게 저희들은 둘이서 조용히 웃었습니다.

―――정신을 차리자, 저는 깊은 졸음 속에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배를 채운 후, 조금 선잠을 자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 공간은 어디까지나 어둡고, 생각대로 움직일 수도 없었습니다.

도움을 청하려 목소리를 내려 했지만, 그것은 할 수 없었습니다.

{#red 왜냐하면 제게는 '입'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뿐만아니라, '귀'도, '눈'도 없고 그것을 확인할 '손발'조차 없었습니다.

할 수 있는 건 그저 생각하는 것과, '아무 것도 없다'는 걸 느끼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그저, 졸음 속에서 가만히 있자, 갑자기 뭉게뭉게 오르는 연기의 검은색이 의지를 가진 것처럼 저를 덮쳐왔습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데, 꿈틀거리는 듯한 굉음이 들려, 저는 그저 빛과 조용한 세계에 구원을 바랐습니다.

그렇게 몇백년인지도 수천년인지도 알 수 없는 정신이 나갈 것 같은 시간이 암흑 속에서 지나갔습니다.

마지막에 제가 느낀 것은, 어디까지나 조용한, 하얀 빛과, 반향하는 누군가의 발소리였습니다.

다음으로 눈이 뜨이자, 경치는 완전히 바뀌어 있었습니다.

하얀 세계는 사라지고, 발광하는 나무도, 점주도, 낡은 재즈 소리도,

절망을 우겨넣은 듯한 그 어둠도, 거짓말처럼 없어져 있었습니다.

대신해서 눈앞에는, 어디까지나 이어지는 바다와, 역시 시대에 남겨진 듯한 공장군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으르렁대는 듯한 기계 소리가 늦게 찾아왔습니다.

저는 그 선로에 서 있었던 것입니다.

뒤를 돌아보자 오래된 터널은 입구가 무너져, 더이상 안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그저 확실한 것은, 제 머릿속에 그 생물이 지낸 세계와,

신기한 음식들이 확실한 윤곽을 가지고 숨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녹슨 철골이 삐걱이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주변 일대에 펼쳐진 공장군은 구웅, 구웅, 하고 기계적이고 규칙적인 소리를 끊임없이 내며, 검은 연기를 계속해서 뱉어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때때로 슬픈건지 원통한건지모르는 듯이 우는 것이었습니다.

(Do Machines Dream of Coff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