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025년 습작 모음 · 꺄라6화 — 금고리의 선택

CHAPTER 6

금고리의 선택

2024-2025년 습작 모음 · 약 7분 분량 · 2026.10.04

"네... 이 토지를 구매하고 싶어 하신다고, 콜린스 변호사님께서 말씀은 들었습니다..."

18세기말 영국, 메리 홀링워스는 원래는 농가였던 자그마한 자택의 단출한 응접실에서 두 손님과 대면하고 있었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은퇴한 목사였던 아버지를 여읜 후로 그녀가 스스로 손님을 대접해야 하는 상황은 벌써 몇 번이나 있었던 일이었지만, 낯가림이 심한 그녀는 손님을 맞을 때마다 여전히 항상 어딘가 두려운 기분이었다. 게다가 이번에 맞는 손님들은 지금까지 메리가 교류해 본 적이 없는 도시의 사람들이었기에 더욱더 긴장이 되었다.

손님 중 한 명은 고령이지만 아주 정정한 여성이었고, 또 한 명은 아직 20살 언저리로만 보이는 젊은 남자였다. 그들의 옷차림에는 도시 다운 세련됨과 부유함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남자가 내민 명함에는 <로자먼드 상회 주식회사>라고 있었다.

"여기 계시는 분이, 회사의 회장이신 로자먼드 테일러 부인이십니다."

그렇게 짧게 소개한 후, 남자는 본인을 그녀의 종손(형제의 손자)인 윌로우 테일러라고 소개하였다.

(여성이 회장?)

메리는 입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놀라워 눈이 휘둥그레졌는데, 두 명의 테일러는 그런 메리의 반응이 흔한 일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메리는 그제서야 자신이 마음속 생각을 표정에 내었다는 것을 자각하고 부끄러웠다. 그녀는 더욱더 위축되는 것을 느꼈는데, 역시 빈틈이 없는 사업가답게 그들은 민망해하는 메리를 모른 척해 주었다.

그리고는 예의상 날씨에 대해 몇 마디 주고받자마자, 그들은 본래 목적에 들어갔다.

"이 땅은 값을 매기자면 대체로 2500파운드 정도일 겁니다. 이 시골에 있고 필지가 작으니, 그 이상의 값어치는 매길 수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저희는 5천 파운드로 사겠습니다."

"5천 파운드!"

메리는 너무 금액이 높아서 충격을 받았다. 세상물정 모르던 메리와 아버지는 이 땅을 대충 2천 파운드 언저리로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이상으로 팔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하고 있었다.

메리는 28세로, 이 시대의 여성으로는 이미 노처녀에 속하는 나이였다. 하지만 원래부터 심히 내성적이었던 그녀와, 그런 그녀를 잘 알고 있던 아버지는 애초에 메리가 결혼할 거라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직 목사직에 있을 시절부터, 자신의 사후 메리가 혼자서 먹고살 수 있도록 최대한 조치를 취해 두었다.

향사(지주)의 3남이라 토지를 상속할 수 없어 목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는, 자신의 형인 향사에게 부탁하여 영지 내에 있는 어떤 시골 농가에서 메리가 죽을 때까지 지낼 수 있게 하였다. 이것은 이 시대의 미혼 젠트리 계급 여성의 일반적인 삶이기도 하였다.

이 집과 집이 있는 토지는, 아버지가 이모로부터 뜻밖으로 상속받은 횡재였다. 그리고 이로 인해 주거만이 아니라 메리의 생활비의 걱정도 해결된 셈이었다. 이 토지를 (2천 파운드로) 팔고, 그 돈을 은행에 맡기면 대충 연 100파운드의 이자를 얻을 수 있다. 시골 농가에서 여자가 혼자 살기에는 나쁘지 않은 돈이었다.

그러나 5천 파운드는... 메리는 기쁘다기보다는 덜컥 겁이 났다.

"저... 저, 죄송한데, 며칠 생각할 시간을 주신 수 없을까요..."

메리는 최대한 용기를 내어 말했다.

윌로우는 노골적으로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에 메리는 숨이 막히는 듯했지만, 그러나 그녀는 지금은 도저히 결단을 내릴 수가 없었다. 생각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았다.

5천 파운드라는 돈은 --- 적어도 메리에게는 --- 너무 많았다.

지금까지 검소하고 얌전한 생활을 계속해오고 그런 생활이 몸에 밴 그녀로서는, 생활비가 조금도 아니고 급격히 늘어나는 일에는 왠지 막연한 불안감을 느꼈다. 자신이 낭비를 하게 되면 어떻게 하지? 남이 이 돈을 탐내면? 이상한 소문이 흐르면?

게다가 메리가 지금까지 결혼이라는 것을 선택지에서 제외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성격 문제만이 아니라 재산이 없다는 것도 컸다. 지참금이 거의 없다는 점이, 무력한 그녀를 남자들의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지켜주고 있었던 것이다. 적어도 메리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분에 맞지 않는 부를 얻는 일이 반드시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작가의 말

이 작품은 북마녀 저, 『북마녀의 웹소설 장면 묘사 실습 강의: 상위 1% 작가의 필력을 따라잡는 특급 속필 훈련』의 장면 실습 예제 041번을 바탕으로 작성한 습작입니다. 서적 정보/구매: https://ridibooks.com/books/75404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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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마음속은 복잡했다.


이런 메리의 흔들리는 마음을 모르는 윌로우는, 그녀의 생각을 전혀 다르게 추측하고 있었다.

눈앞의 여자는 조부는 젠트리(지주), 아버지는 목사였던 28세의 젠트리 계급 노처녀이다. 딱 봐도 시골을 벗어난 적이 없는 이 여자가 주로 교류했던 사람들은 모두 젠트리 계급이거나 아버지의 신도였던 시골에 농부 계급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부유한 친척 중 도시에 드나드는 이가 있어 도시 사람에는 어찌어찌 경험이 있을지 몰라도, 요즘 급속히 힘을 얻고 있는 중산계급 사람들과 이렇게 대면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거의 처음의 일임이 틀림없었다.

즉, 윌로우는 메리의 신중한 태도를, 윗계급이 아랫계급을 대할 때에 으레 보이는 차가운 점잔 빼기라고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또 돈은 좋나 보군)

그리고 그녀의 망설임에 대해서는, 점잖을 빼면서도 로자먼드와 윌로우가 제시한 2배에 금액에는 저항할 수가 없는 거라고 그는 해석하고 있었다.

(아니, 혹시 더 돈을 원하는 건가?)

테일러 가문의 목적은 이 땅을 교두보로 하여, 여기서 몇 킬로 떨어진 곳에 있는 역사 있는 장원의 영지를 통째로 손에 넣는 것이었다. 그 장원은 어떤 준남작 가문의 영지인데, 당주가 매우 어리석은 인물이라 잘 구슬리면 선조 대대로 내려온 토지를 통째로 팔아넘길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그리고 그때, 근처에 아무리 작더라도 이미 땅을 가지고 있다면 얘기가 매우 잘 통하게 될 것이 분명했다.

이미 상업적으로 이룰 만한 것들을 다 이룬 테일러 가는, 이제 본인들 그리고 자손들의 계급 상승을 다음 목표로 하고 있었다.


"네. 아버님이 남기신 유일한 재산이셨으니 망설이는 것도 당연하지요. 그러면 다음 주 월요일에 다시 방문드려도 될까요."

무거운 공기를 무산시키듯이 로자먼드는 말하고 자리를 일어섰다.

"네! 네... 감사합니다."

메리는 심히 안심하여 두 손님을 배웅했다.

로자먼드가 우선 마차에 타는 것을 도와주고 난 후, 윌로우는 메리에게 속삭였다.

"똑같은 분들에게 제값으로 파는 것보다, 비록 아랫사람들인 저희에게 2배 값으로 파시는 것이 여러모로 좋으실 겁니다. 돈은 언제나 같은 색이니까요."

그리고는 유유히 자신도 마차에 탔다.


(아랫사람?)

메리는 윌로우가 예상했던 류의 생각은 전혀 하고 있지 않았기에, 한순간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 했다. 몇 분 후 겨우 그 말의 의미를 알아채자, 그녀의 볼에 저절로 열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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