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 토지를 구매하고 싶어 하신다고, 콜린스 변호사님께서 말씀은 들었습니다..."
18세기말 영국, 메리 홀링워스는 원래는 농가였던 자그마한 자택의 단출한 응접실에서 두 손님과 대면하고 있었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은퇴한 목사였던 아버지를 여읜 후로 그녀가 스스로 손님을 대접해야 하는 상황은 벌써 몇 번이나 있었던 일이었지만, 낯가림이 심한 그녀는 손님을 맞을 때마다 여전히 항상 어딘가 두려운 기분이었다. 게다가 이번에 맞는 손님들은 지금까지 메리가 교류해 본 적이 없는 도시의 사람들이었기에 더욱더 긴장이 되었다.
손님 중 한 명은 고령이지만 아주 정정한 여성이었고, 또 한 명은 아직 20살 언저리로만 보이는 젊은 남자였다. 그들의 옷차림에는 도시 다운 세련됨과 부유함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남자가 내민 명함에는 <로자먼드 상회 주식회사>라고 있었다.
"여기 계시는 분이, 회사의 회장이신 로자먼드 테일러 부인이십니다."
그렇게 짧게 소개한 후, 남자는 본인을 그녀의 종손(형제의 손자)인 윌로우 테일러라고 소개하였다.
(여성이 회장?)
메리는 입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놀라워 눈이 휘둥그레졌는데, 두 명의 테일러는 그런 메리의 반응이 흔한 일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메리는 그제서야 자신이 마음속 생각을 표정에 내었다는 것을 자각하고 부끄러웠다. 그녀는 더욱더 위축되는 것을 느꼈는데, 역시 빈틈이 없는 사업가답게 그들은 민망해하는 메리를 모른 척해 주었다.
그리고는 예의상 날씨에 대해 몇 마디 주고받자마자, 그들은 본래 목적에 들어갔다.
"이 땅은 값을 매기자면 대체로 2500파운드 정도일 겁니다. 이 시골에 있고 필지가 작으니, 그 이상의 값어치는 매길 수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저희는 5천 파운드로 사겠습니다."
"5천 파운드!"
메리는 너무 금액이 높아서 충격을 받았다. 세상물정 모르던 메리와 아버지는 이 땅을 대충 2천 파운드 언저리로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이상으로 팔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하고 있었다.
메리는 28세로, 이 시대의 여성으로는 이미 노처녀에 속하는 나이였다. 하지만 원래부터 심히 내성적이었던 그녀와, 그런 그녀를 잘 알고 있던 아버지는 애초에 메리가 결혼할 거라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직 목사직에 있을 시절부터, 자신의 사후 메리가 혼자서 먹고살 수 있도록 최대한 조치를 취해 두었다.
향사(지주)의 3남이라 토지를 상속할 수 없어 목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는, 자신의 형인 향사에게 부탁하여 영지 내에 있는 어떤 시골 농가에서 메리가 죽을 때까지 지낼 수 있게 하였다. 이것은 이 시대의 미혼 젠트리 계급 여성의 일반적인 삶이기도 하였다.
이 집과 집이 있는 토지는, 아버지가 이모로부터 뜻밖으로 상속받은 횡재였다. 그리고 이로 인해 주거만이 아니라 메리의 생활비의 걱정도 해결된 셈이었다. 이 토지를 (2천 파운드로) 팔고, 그 돈을 은행에 맡기면 대충 연 100파운드의 이자를 얻을 수 있다. 시골 농가에서 여자가 혼자 살기에는 나쁘지 않은 돈이었다.
그러나 5천 파운드는... 메리는 기쁘다기보다는 덜컥 겁이 났다.
"저... 저, 죄송한데, 며칠 생각할 시간을 주신 수 없을까요..."
메리는 최대한 용기를 내어 말했다.
윌로우는 노골적으로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에 메리는 숨이 막히는 듯했지만, 그러나 그녀는 지금은 도저히 결단을 내릴 수가 없었다. 생각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았다.
5천 파운드라는 돈은 --- 적어도 메리에게는 --- 너무 많았다.
지금까지 검소하고 얌전한 생활을 계속해오고 그런 생활이 몸에 밴 그녀로서는, 생활비가 조금도 아니고 급격히 늘어나는 일에는 왠지 막연한 불안감을 느꼈다. 자신이 낭비를 하게 되면 어떻게 하지? 남이 이 돈을 탐내면? 이상한 소문이 흐르면?
게다가 메리가 지금까지 결혼이라는 것을 선택지에서 제외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성격 문제만이 아니라 재산이 없다는 것도 컸다. 지참금이 거의 없다는 점이, 무력한 그녀를 남자들의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지켜주고 있었던 것이다. 적어도 메리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분에 맞지 않는 부를 얻는 일이 반드시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