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엑소시스트 · 륜1화 — 헤진 것이 온다

CHAPTER 1

헤진 것이 온다

사랑하는 나의 엑소시스트 · 약 1분 분량 · 2026.10.03

그 병든 골목엔 99년의 여름과 03년의 겨울이 동시에 존재했다.

각기 다른 시간대의 생애가 누군가의 간절스런 손짓을 타고 한 곳에 엮였다.

그것은 인화印畫 되었다.

붙잡을 수 있는 것 중 가장 선명한 시간이었다.

대체 언제 찍힌 사진들일까. 저도 모르게 소년은 전단지 끝단을 향해 손을 뻗었다.

유독 혼자 길게 뻗어있는 소년의 검지가 가장 먼저 누군가의 얼굴에 닿았다.

헤질대로 헤진 마감면은 그것이 홀로 받아내야 했던 세월을 가늠케 했다.

헤진 것이 온다.

신경질적으로 떨리는 소년의 눈꺼풀 타고.

고달파해줄 것도 아니면서 손부터 뻗는 무정함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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