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I · 로그2화 — I-1

CHAPTER 2

I-1

IiiI · 약 2분 분량 · 2026.10.02

그래서, 오늘은 조회 시간 전부터 날 괴롭히려고?


“에이, 괴롭히다니~ 그렇게 말하면 내가 잘 나가는 애 같잖아…”


잘 나가고 안 나가고 상관없이 넌 그냥 나 괴롭히는 거 좋아하잖아.


“자자, 쓸데 없는 말은 그만하고 오늘은 말이야…”


또 학교 해킹 시스템 만들어 놓고 나한테 누르게 하려는거 아니지?


“아니? 이번에 가져온건 50%의 확률로 외계와 교신하는 버튼이야.”


도대체 무슨 용도인거야? 그럼 나머지 50%는?


“또 30%의 확률로 학교 시스템이 먹통이 돼.”


결국 같은거잖아.


“그리고 29.99998747%의 확률로 가상 시뮬레이션에 100억년 동안 갇히게 되고.”


그거 표절 아니야? 뭔데 그 애매한 확률은.


“그리고 0.00001234%의 확률로 지구가 터져.”


…0.00000009%는 어디 팔아먹었어?


“아, 남은 확률로는 외계 침략으로 인해 서울이 불타.”


너 혹시 장래희망이 테러리스트야?


“아니? 과학자인데. 그래서, 오늘도 누를거야?”


…그야, 당연한거 아니야?


-꾸욱.

역시나, 라는 표정으로 너는 싱긋 웃었다.


바람이 차가워지는 계절이었다. 온도 없는 교실에는 너와 나만이 있었고, 이윽고 창틀 너머에서 햇살이 들어오자 그제서야 학생들은 들어왔다.


“있지, 내일도 즐겁게 해줄게.”


너는 내 귀에 속삭였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소리는 오직 나에게만 가장 큰 소리였다.


“—그러니까 계속 친구 해줄꺼지?”


…뭐, 생각은 해볼게. 또 멋대로 내 개인 서버에 접속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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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너가 말을 좀 하던가! 아니 어떻게 사람이 이 정도로 말을 안할 수가 있어? 개인 서버 터지겠다! 좀 말을 해 말을!!”


음, 그건 무리인데. 뭐, 그것보다 지금 수업 시작했어. 매체 선생님 오늘 기분 안좋아 보이시니 조심하고.


싱긋 웃어주니 너는 투덜거리면서도 앞을 봤다. 인공광 너머 어딘가에서 어렴풋이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가 났다. 선생님이 오류나지 않은걸 보니 학교를 먹통으로 만드는 참사는 피해갔나보다. 그럼 외계와의 교신인가? 매번 생각하지만 너는 아무래도 지구에서 생긴 것 같지는 않다. 근처인 화성일까? 아니면 달인걸까. 조금 더 먼 행성에서 온걸까? 어쩌면 희귀하다는 자연 분만일걸까. 아예 편집을 받지 않은 ‘자연산’ 이라는 소문도 있었다.


그러나 내가 아는 단 하나의 분명한 사실은, 너는 참 따사로운 사람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