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오늘은 조회 시간 전부터 날 괴롭히려고?
“에이, 괴롭히다니~ 그렇게 말하면 내가 잘 나가는 애 같잖아…”
잘 나가고 안 나가고 상관없이 넌 그냥 나 괴롭히는 거 좋아하잖아.
“자자, 쓸데 없는 말은 그만하고 오늘은 말이야…”
또 학교 해킹 시스템 만들어 놓고 나한테 누르게 하려는거 아니지?
“아니? 이번에 가져온건 50%의 확률로 외계와 교신하는 버튼이야.”
도대체 무슨 용도인거야? 그럼 나머지 50%는?
“또 30%의 확률로 학교 시스템이 먹통이 돼.”
결국 같은거잖아.
“그리고 29.99998747%의 확률로 가상 시뮬레이션에 100억년 동안 갇히게 되고.”
그거 표절 아니야? 뭔데 그 애매한 확률은.
“그리고 0.00001234%의 확률로 지구가 터져.”
…0.00000009%는 어디 팔아먹었어?
“아, 남은 확률로는 외계 침략으로 인해 서울이 불타.”
너 혹시 장래희망이 테러리스트야?
“아니? 과학자인데. 그래서, 오늘도 누를거야?”
…그야, 당연한거 아니야?
-꾸욱.
역시나, 라는 표정으로 너는 싱긋 웃었다.
바람이 차가워지는 계절이었다. 온도 없는 교실에는 너와 나만이 있었고, 이윽고 창틀 너머에서 햇살이 들어오자 그제서야 학생들은 들어왔다.
“있지, 내일도 즐겁게 해줄게.”
너는 내 귀에 속삭였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소리는 오직 나에게만 가장 큰 소리였다.
“—그러니까 계속 친구 해줄꺼지?”
…뭐, 생각은 해볼게. 또 멋대로 내 개인 서버에 접속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