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식탁 · 초이4화 — 다시, 히야시츄카

CHAPTER 4

다시, 히야시츄카

기묘한 식탁 · 약 19분 분량 · 2026.06.18

그 여름도, 또 언제나처럼 찌는 듯한 계절이었습니다.

하늘은 물감을 칠한 듯한 파란 천장으로,

찌르르르 하고 포화한 매미 소리가,

풍경 소리와 듣기 좋은 식칼의 리듬을 데리고, 마루에 풍겨왔습니다.

"오늘 점심은 히야시츄카다."

작은 발판에 올라 오이를 자르는 그녀는,

얼굴을 저쪽에 향한 채로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 뒷모습으로부터는, 지금이라도 콧노래가 들려올 것 같았습니다.

"또, 인가요……."

"또는 뭔가, 또는."

불만스럽게 부풀어오르는 뺨이, 제게 항의의 뜻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박사님은 오늘까지,

벌써 54번 히야시츄카 시험작을 만드셨잖아요."

보리차의 얼음이 녹아, 딸랑 하고 가벼운 소리를 냈습니다.

그녀는 당황한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결국 이런이런이란 모습으로 길고 얇은 한숨을 뱉었습니다.

"잘 모르네,

자네는 실험이라는 게 한 번 하면 자 끝,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나?"

그리고, 이 대화를 하는 것도,

제가 기억하고 있는 한 벌써 51번째였습니다.

"이걸 실험이라고 부르는 건 박사님 뿐이에요, 제가 아는 한."

그리고 그녀, 박사님은 또 주방에 서서,

제 말을 듣고 흘리는 듯이 이렇게 중얼거리는 것이었습니다.

"자, 즐거운 실험이라도 할까."

박사님의 이제와선 나쁜 버릇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 고집은 옛날부터 계속된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본인이 한다고 정하면 누가 뭐라 말해도 한 발자국도 빼지 않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연구에 열심인 성격 때문인지, 일 뿐만아니라

사생활에서도 몇 번이고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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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관해서도 그 고집은 변함없이 발휘되어 있어,

각 조미료의 0.1밀리리터 단위로의 맛의 변화,

그릇이나 외형을 바꾼 경우에 대상자의 맛의 느낌에 변화는 일어나는가 같은 것,

그리고 최근에는, 히야시츄카에 가장 어울리는 재료는

무엇인가라는 자주연구까지 하고 있는 철저함입니다.

그 모습을 보니 점심 메뉴가 바뀌는 일은 없겠네,

라고 저는 단념하고, 다시 채소밭을 바라보는 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옛 민가의 마당을 파내 만들어진 그녀의 밭은,

작으면서도 손질이 되어 있어, 대충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십몇 종류의 여름채소가 심어져 있었습니다.

그곳에 오늘 아침 뿌린 물이, 태양을 반사시켜

보석처럼 반짝반짝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최근 또 '저쪽'에서 멋진 성과를 냈다지?

들었다네.

멸종 식물 1종의 샘플을 구세기 유물의 문헌 회수라니,

나에게도 보여줬으면 좋겠군."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박사님이 그렇게 중얼거린 건,

적란운이 마침 여름해를 먹었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꽤나 전의 일이었기에, 저는 떠올리는 데에 시간이 걸렸지만,

한동안 생각해, 겨우 그 때의 풍경을 눈에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아아, 맡은 일을 했을 뿐이에요."

"겸손을.

이래선, 하나하나 연구의 성과에

일희일비하고있는 내가 부끄러워 지는군."

주방에서 기세 좋은, 지글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계란 고명을 부치는 소리였습니다.

"박사님은 나라를 위해서 연구를 하고 계시잖아요.

좀 더 자랑스러워 해도 좋을텐데."

하하하, 하고 박사님의 웃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렇다곤 해도, 우리가 하고 있는 건

직접 성과와 연결되는 것이 아니니.

실제로 성과를 내주는 건 너희들이다.

우리들은 뒤에서, 조금이라도 그 도움이 되면 충분해."

이상하게도 그 목소리에는 비꼼이나,

죄책감을 진 겸손이 아닌, 어딘가 심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박사님은 강한 고집을 가지는 한 편 어딘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아 그리고.

미안하지만, 거기 밭에서 빨간 그걸 따 와주겠나."

"토마토 말이죠."

"그래, 그거."

밭에는 가지나 오이 등,

여러 채소가 색을 더하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토마토는 태양의 자애를 한 몸에 받아,

빨갛게 익은 과실은 무거운 듯이 목을 굽히고 있었습니다.

보기에도 싱싱한 그것을 따자,

흔들린 잎에서, 푸른 여름의 향기가 코를 간지럽혔습니다.

저는 그 냄새가 어딘가 그립고,

좋았습니다.

"고맙네, 그곳에 두게."

발판에 오른 박사님이 식재료가 올라간 책상 위를 가리켰습니다.

그녀의 옆얼굴은 창문에서 내리쬐는 햇빛에 비춰져 있으며,

어딘가 작고 어린 윤곽은 역광에 감싸이자, 색이 엇나가듯 흐릿하게 보였습니다.

그것은, 섬세한 미술품이 의식을 가지고, 그곳에 서 있는 것도 같았습니다.

"언제나 맡기기만 하는 것도 죄송해요.

저도 뭔가 도우게 해주세요."

그걸 듣자 그녀는 멍하니 여우에 홀린 듯한 얼굴을 했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자네가 그런 말을 하다니 드문 일이군,

그럼 히야시츄카의 양념이라도 만들어주게."

라고, 왠지 조금 장난처럼 웃는 것이었습니다.

나무를 기조로 만들어진 구세기의 주방에는,

고요한 공기가 풍기고 있었습니다.

멀리서 들려오는 먹먹한 매미 소리와, 두 사람의 요리 소리만이

우리들이 이 집에 존재하고 있다고, 그렇게 느끼게 했습니다.

저는 일부러 천천히, 양념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박사님은 특이하시네요."

잠시후 제가 그렇게 말하자,

박사님은, 눈은 계속 손을 보면서 말했습니다.

"뭐가 말이지?"

"그야 나라를 대표하는 과학자가

이런 낡은 집에서 채소의 품종 개량을 하거나,

요리 연구에 몰두하고 있으니까요."

"하하하, 꽤나 새삼스럽군.

단체의 녀석들에게도 같은 말을 들었었지."

박사님은 깔끔하게 웃으셨지만,

저는 실례인 것을 말해버렸다고, 조금 부끄러워졌습니다.

"……기분이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아니 뭐, 확실히 그 말 대로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 보면 녀석들이 훨씬 이상해."

"이상해요?"

"그들의 사업은 어떻게 보면 인류를 위한 것이며

고고학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 생각은 알 것 같기도 해."

하지만, 이라며 박사님은 말을 이었습니다.

"식량을 총제하는 것은 어떤가.

영양가적으로는 그것으로 충분한가?

365일 전투 식량과 합성겔화식 뿐인 생활같은 건

생각하는 것만으로 구역질이 나는군."

저는 은색 식판에 담긴,

무채색의 식사를 떠올렸습니다.

소독액의 무기질적인 냄새가

콧속을 찌르는 듯한 느낌이 났습니다.

"박사님은 그들의 식사가 싫으신가요?"

단단한 분필에 설탕을 뿌린 것 같은 전투 식량의 맛을 떠올린 건지,

박사님은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습니다.

"인간이라는 것으로 태어난 이상,

우리들은 문화적인 생활이나 식사를 즐길 권리가 있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네. 누구라도."

"권리, 인가요.

듣기에는 좋지만, 이런 장면을 보여지면,

저도 박사님도, 사이좋게 교정소행이네요."

"자네가 같이 가준다니 든든하군.

그런데, 자네는 왜 내가 그들의 눈을 피해서까지 요리라는 것에 고집하는지 아나?"

"모르겠습니다, 왜인가요?"

보물을 바라보는 아이처럼 눈을 반짝이는 박사님은, 왠지 즐거워 보였습니다.

"요리라는 건, 우리들이 상상하고 있는 이상으로 '과학'이다.

굽고, 삶는 등 보기에 단순해 보이는 조리법들도 세분화 해보면,

그것은 복잡한 화학반응으로 이루어져 있지.

마이야르 반응 같은 것이 좋은 예시다.

과학이란 건 비일상적이고 관계 없는 것, 이라고 생각하는 놈은 적지 않지만,

사실 가장 가까운 존재가 훌륭한 과학이라니 재밌지 않나."

저는 과학을 잘 몰랐지만,

그 때는 왠지 박사님의 생각이 조금 이해되는 기분이었습니다.

"게다가 이것의 좋은 점은, 받은 사람이 기뻐하며 먹어주지.

무슨 도움이 될 지 모르는 실험보다 훨씬 좋아.

그 때 정말 만들기 잘했다, 라는 생각이 들거든."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제 얼굴을 바라봤습니다.

"왜 바라보세요?"

"자네는 기뻐해주지 않는 건가?"

박사님은 가는 눈으로 제 쪽을 보고는, 장난처럼 미소를 지었습니다.

"기뻐하고 있어요."

"참 그렇게는 보이지 않으니 말이야.

자네는 정말 표정을 읽을 수 없어."

해가 또 구름에 숨어,

그림자가 저희들의 윤곽을 비춰냈습니다.

"정말이에요. 그냥, 놀랐어요."

"놀라?"

"박사님이, 그런 인간적인 걸 말할줄은 몰라서요."

박사님은 눈을 꿈뻑 뜨고, 어깨 힘이 빠진 듯이 웃었습니다.

"자네는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 건가."

이래저래 말하는 사이 요리는 완성되어,

이제 그릇에 담는 것만 남았습니다.

주방이 드디어 더워졌을 쯤,

저는 구식 선풍기가 창고에 있던 것을 떠올렸습니다.

목이 고장나 테이프로 보강된 그것은,

때때로 맞장구를 치는 장난감처럼 달그락달그락 하고 우는 것이 애교였습니다.

"자, 어떻게 담아볼까."

진심으로 즐거운 듯이 면이나 재료를 그릇에 담는 그녀의 모습을,

저는 어딘가 먼 곳에서 바라보고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 조수 군, 거기 있는 그릇을 건네주겠나."

발판에 오른 그녀의 발이 바쁜듯이 까치발이 되거나 하는데도,

저는 어째선지 목 안쪽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님은."

"음? 그릇은 거기 찬장에 있다네."

박사님이 손을 멈추고, 돌아봤습니다.

"박사님은, 지금 행복하신가요?"

저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어떻게든 쥐어짜냈습니다.

"에?"

정적이 틈새바람과 함께, 저희들의 앞을 지나쳐 갔습니다.

"으―음, 행복이란 것이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행복한 게 아닌가? 적어도 자네가 이쪽에 오고부터는."

"그런, 가요…."

저는 놀라, 미세하게 올라간 입꼬리를 아무렇지 않게 손으로 눌렀습니다.

"음…… 에, 그것 뿐인가?"

"네, 그것 뿐이에요."

박사님은 열린 입을 닫는 걸 잊은 듯 했습니다.

"그런 자네는 어떻지?"

"그건, 기밀 사항입니다."

박사님은 포기한 듯이 허공을 바라봤습니다.

"부조리라는 건 이런 걸 말하는 거겠지.

아니, 이런 것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어물쩡대고 있으면 식어버린다."

"하지만 박사님, 히야시츄카는 원래 차가운데요."

"……못 이기겠군."

'히야시츄카'

박사님이 말하길 매우 일반적인 히야시츄카라고 한다.

재료는 가늘게 자른 햄, 달걀 지단, 오이, 토마토, 홍생강.

여름답게 차가운 그릇에 담겨 있다.

옆에 곁들여져 있는 것은 내 특제 소스.

""잘 먹겠습니다."

히야시츄카에 소스를 붓고,

저희는 둘이서 면을 먹었습니다.

쫄깃한 얇은 면에,

깔끔한 소스가 얽혀 있었습니다.

차갑고 청량감이 있는 그것이 매끄럽게 목을 넘어가자,

그렇게나 찌는 듯했던 더위는 말 그대로 열이 빠지듯이 사라져 갔습니다.

그 여운을 느끼면서,

적당히 토마토와 오이를 베어 물었습니다.

때때로, 얼굴을 보이는 햄도 또한, 명조연이었습니다.

"으―음, 역시 여름에는 이것이군."

음미하듯이 천천히 씹은 후, 한 모금 보리차를 마셨습니다.

"맛있네요."

"히야시츄카라는 건 보는 것만으로도 여름답게 풍아{-5 風雅}하지만,

먹으면 모두가 강하게 주장하지 않고 서로를 내세우지.

이렇게 조화가 잡힌 요리도 흔하지 않겠지."

"그렇게 칭찬하면, 히야시츄카도 미지근해질 것 같네요."

"질투하나?"

"싱글거릴 틈이 있으시면, 볼에 붙은 홍생강이라도 떼시는 건 어떠신가요."

박사님은 의표를 찔린 건지, 과장스럽게 헛기침을 했습니다.

"그런데 뭔가 눈치 못 채셨나요?"

"뭐지?"

제가 소스가 든 그릇을 가리키자, 박사님은 조금 생각하듯이 입가에 손을 댔습니다.

"흠, 그러고보니 평소보다 신 맛이…… 레몬인가!"

"반은 정답이에요. 남은 건 간 생강."

"정말이지, 자네는 못 당해내겠군….

어디서 그런 걸 배운 건지."

"맛을 보는 것만큼은 질릴만큼 했으니까요. 그건 그렇고 박사님은 의외로 숨은 맛에 약하시네요."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박사님은 볼을 부풀리고 있었지만,

그로부터 문득 무언가를 떠올린 듯한 몸짓을 보이자 튀듯이 주방 쪽으로 달려갔습니다.

"무슨 일인가요?"

"숨은 맛으로 생각났거든. 여기 좋은 것이 있다, 시험해보게."

그렇게 말하고 박사님이 꺼낸 것은, 그릇에 담긴 옅은 크림색의 물감같은 것이었습니다.

"뭔가요 이건."

"'마요네즈'라고 하더군. 계란, 식초, 기름, 소금 후추로 조미한 옛 소스다. 이걸 올려서 먹어보게."

"에, 이걸?"

처음 보는 조미료였습니다.

보기엔 뭔가 과자의 크림 같아, 제겐 그것을 식사에 뿌리는 게 매우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최근 읽은 책으로 알았는데, 어떤 지역에서는 히야시츄카에 이 '마요네즈'를 뿌리는 풍습이 있었다고 하는군.

이렇게 말하는 나도 아직 시험해보지 않았지만."

"즉 저는 실험대라는 거네요."

제가 노려보자, 박사님은 피하지도 않고 씨익 웃었습니다.

"음, 눈치가 좋군. 역시 내 조수다."

"화낼 거에요."

마요네즈를 적절히 올려, 가볍게 섞고 먹어보자,

크림의 맛이 소스의 찌르는 듯한 신 맛을 적당하게 감싸, 보다 조화롭고 부드러운 맛으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히야시츄카이면서도, 어딘가 히야시츄카가 아닌 맛, 이라고 해야할까요.

"……이건, 생각보다 맛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음, 레몬의 풍미와 꽤나 맞는군."

"처음엔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소스의 신 맛이 마요네즈 덕분에 잘 중화된 것 같아요.

이걸 뿌리는 건, 의외로 알맞은 방법일지도 모르겠네요."

저희는 그로부터 몇몇 의미없는 대화를 하며, 만든 요리를 먹었습니다.

"불 좀 주겠나."

어느샌가 날이 지고, 어둠이 저희들을 먹어치우고 있었습니다.

"네. 음, 불이 잘 안 붙네…."

"그럼, 그 담배로 하지. 잠깐 이쪽으로."

"정말……."

옷이 스치는 소리가 묘하게 귀에 남았습니다.

어느샌가 매미 소리는 멈춘 듯 했습니다.

"들이마시게."

깊게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자, 럭키 스트라이크 끝에 반딧불이 같은 불이 멍하니 붉게 붙었습니다.

그곳에 박사님도 세븐 스타를 붙여, 똑같이 천천히 빨아들였습니다.

불꽃은 옮겨붙듯이 스르륵, 스르륵 하고 반대편으로 번져갔습니다.

그녀의 찰랑거리는 앞머리가 흔들리는 것을 시야의 가장자리에 느껴,

저는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시계의 초침이 째깍, 째깍 하고 씨끄럽게 울려,

시간만이 어둠 속에서 웅변하는 듯했습니다.

끝내 두 연기는 공중에서 서로 얽혀,

퍼져 저편으로 사라져 갔습니다.

"……음, 미안하군."

"이거, 오래 걸리고 힘드니까 싫은데요."

박사님은 만족스러운 듯이 하얀 연기를 뱉으면서 웃었습니다.

"같은 브랜드라면 빠르다고 하네.

어떤가, 이 기회에 세븐 스타로 바꾸는 건."

"됐어요. 그보다 슬슬 성냥이라도 사는 게 어떠세요?"

"귀여움성 없는 조수로군."

문득 저는 박사님의 발밑에 굴러다니고 있는,

투박한 고글 같은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박사님, 저건."

그녀는, 발밑의 그것을 들어올리고는,

"꿈을 보는 기계."

라고만 말하고, 씨익 하고 웃었습니다.

"또 실패작인가요."

"불경하다."

박사님은 불만이라는 듯이 기계의 태엽을 딸깍딸깍 하고 돌리고는,

때때로 들여다보며, 무언가의 조절을 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확실히 꿈을 본다는 건 과장이지만,

이건 현실에 없는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그런 물건이다."

나는 이것을 '환시 안경'이라고 부른다, 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

"왜 그러지? 말을 잃고는."

"……아뇨, 써봐도 되나요?"

'환시 안경'은 여명기의 컴퓨터처럼, 묵직한 중량감이 있는 기계였습니다.

전원을 켜고, 머리에 장착하자 눈 앞에 펼쳐진 것은 확실히 현실에 없는 풍경이었습니다.

"이건……."

시야를 감싼 것은, 값싼 화구로 그린 어린 아이의 낙서 같은 초원의 풍경이었습니다.

"뭔가요, 이거."

"놀라는 것도 당연하지. 무려 현실에 없는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것이다.

뭐, 아직 미완성이라 내 판타스틱한 그림을 풍경으로 만들었지만."

저는 철컥하고 무거운 고글을 벗었습니다.

"잠깐이라도 박사님께 기대한 제가 한심해요."

"어이어이, 이건 언젠가 정말로 현실과 구별할 수 없는 멋진 세계를 체험할 수 있게 될 거다.

획기적인 발명이 된다고."

"그건 백 년 후의 이야기인가요?"

"바보 같은 소리를, 나를 얕보지 마라. 5년만 있으면 만들어 보이지.

형상 또한 몇 단계 경량화해주지."

"후후, 기대하고 있을게요."

제가 턱을 괴고 웃자, 박사님은 질린듯이 어깨를 떨구었습니다.

"아아, 어째서 이렇게 사람을 놀리는 실력이 늘었는지."

"분명 좋은 선생님이 계셨던 거겠죠."

그로부터 저희들은, 마루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 봤습니다.

여름 하늘은 변함없이 소란스럽게, 매미의 울음 소리와, 풍경이 흔들리는 소리가

바쁘게 제 머리 위를 지나다니며, 마루 밑에는 벌레들이 비밀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박사님은 조금 지친 건지, 눈을 감고, 그것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듯했습니다.

저에게는 이 공간이 어째선지, 매우 사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것은 예를 들면 알코올 램프의 불같이, 미덥지 않지만 온기가 있는,

그리고 한 번 뚜껑을 닫으면 사라지는, 그런 덧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저는 '환시 안경'을 벗었습니다.

그것은, 언젠가의 묵직한 중량감이 있는 것이 아닌,

둥근 안경같은 형상을 하고 있어, 한 손으로 들 수 있을 정도로 꽤나 가벼운 것이었습니다.

눈앞에는 색채가 없는 비석들이 나란히 서 있었습니다.

비석은 보기 흉하게, 이름도 대부분이 희미해져 읽을 수 없는 것들뿐이었습니다.

천천히 그것을 빨아들이고, 공중에 내뱉자

저는 어딘가 위로받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여름도, 또 언제나처럼 찌는 듯한 계절이었습니다.

하늘은 변함없이 물감을 칠한 듯한 파란 천장으로,

그것을 거스르듯이 세븐스타의 연기는 흔들리며 천천히 올라갔습니다.

그것은 비석에 올려진 향의 연기에 섞여,

칠월의 하늘로 슬쩍 사라져 갔습니다.

(In a day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