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밝은 아이였다.
매일 아침 선생님을 보면 제일 먼저 인사하는 아이였고 무거운 짐을 들어 힘들어 보이는 선생님의 짐을 덜어주던 아이였다.
선생님들의 낙이자 기쁨이었다.
그리고 항상 제자로 남아 있을 줄 알았던 그 아이가 지금은 그들의 곁에 있지 않았다.
선생님들은 항상 밝던 그 아이가 그런 아픔이 있었을 줄, 그렇게 힘들었을 줄 몰랐다.
한 번만 말해주지, 귀띔이라도 한 번 해주지... 그럼 이렇게 허무하게 널 보내진 않았을 텐데.
그녀의 장례식에서 우는 선생님들도, 원망하는 선생님들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녀의 사진 앞에서 멍하니 서 있는 선생님들도 있었다.
그만큼 그 아이는 선생님들에게 진심이었고 선생님들은 아이에게 진심이었다. 누구 하나 부족하지 않게 서로에게 진심이었다.
언젠가 그 아이가 정말 정말 좋아하던 선생님은 그녀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선생님, 제가요. 모두의 곁에서 사라진다면 다들 슬퍼할까요..?"선생님은 그 말에 바로 대답할 수 없었지만 뭔가, 어딘가 슬퍼 보이는 그녀의 눈빛에 고개를 끄덕였다.
"응. 모두가 슬퍼할 거야. 널 좋아했든 안 좋아했든. 널 안 그리워하긴 힘드니까."
선생님의 말에 그 아이는 고개를 숙이며 웃을 뿐이었고 불과 3개월 전에 그런 웃는 모습을 보던 선생님은 지금, 하얀 꽃에 둘러싸여 그때보단 더 밝게 웃고 있는 아이 앞에 서 있었다.
"이러려고.. 물어본거였어..?"선생님은 약간의 원망도 그리움도 느꼈지만, 주위를 둘러보며 정말로 자신이 말했던 것처럼 모두가 그녀를 그리워하는 상황에 헛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모두가.. 모두가 널 사랑하는데 넌 왜 가야만 했던거야.."하지만 그의 질문에도 침묵으로 그저.. 웃고 있는 아이였다.